중고차를 구입하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은 차를 최대한 저렴하게 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시세보다 저렴한 차량을 발견하면 혹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차량이 모두 정직한 거래는 아닐 수도 있다. 특히 중고차 시장에서는 ‘허위 매물’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허위 매물이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차량이거나, 존재는 하지만 광고와는 다른 상태의 차량을 미끼로 삼아 소비자를 유인하는 수법이다. 이런 차량을 보러 갔다가 다른 차량을 강요당하거나, 추가 비용을 요구받는 일이 흔하다. 그렇다면 중고차를 구매할 때 허위 매물에 속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허위 매물의 특징과 구별하는 방법, 그리고 안전한 거래를 위한 팁을 자세히 알아보자.
1. 시세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차는 경계하라
중고차는 신차와 달리 가격이 일정하지 않다. 주행 거리, 사고 이력, 옵션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 모델의 중고차 가격은 어느 정도 형성이 되어 있어, 시장에서 통용되는 평균 시세라는 것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보통 1,500만 원에 거래되는 차량이 있는데, 같은 연식과 주행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1,000만 원 이하로 올라와 있다면 한 번쯤 의심해봐야 한다. 물론 개인 간 거래에서 급매로 저렴하게 내놓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런 차량은 허위 매물일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허위 매물은 ‘파격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낸 뒤, 다른 차량을 강매하거나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인터넷에서 본 저렴한 차량을 문의하면 판매자는 “차량이 아직 있다”고 말하지만, 막상 방문하면 “방금 다른 사람이 계약했다”거나 “광고 차량은 옵션이 빠진 모델이라서 가격이 저렴했던 것”이라며 다른 차량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이런 수법을 피하려면 같은 모델의 평균 시세를 여러 중고차 플랫폼에서 비교해 보고, 지나치게 싼 차량은 일단 의심하는 것이 좋다.
2. 차량의 실제 존재 여부를 먼저 확인하라
허위 매물을 피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 중 하나는 차량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중고차 사이트에서 마음에 드는 차량을 발견하면, 곧바로 판매자에게 연락해 몇 가지 정보를 요구해 보자. 예를 들어, 차량 등록증이나 성능기록부 사진을 요청하면 허위 매물인지 어느 정도 판별할 수 있다.
또한, 차량의 번호판이 나온 실물 사진을 요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허위 매물 딜러들은 보통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접 차량 번호판이 보이는 사진을 요청하면 실제로 차량이 있는지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더 나아가 판매자의 신뢰도를 검증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식으로 등록된 중고차 딜러라면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KAMA)나 자동차관리정보시스템(카히스토리)에서 사업자 등록 여부를 조회할 수 있다. 개인 거래라면 자동차 명의가 실제 판매자와 동일한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선입금을 요구하는 경우는 무조건 피해야 한다. 일부 사기꾼들은 “계약금을 먼저 보내야 차량을 예약할 수 있다”거나 “다른 사람이 구매할 수도 있으니 먼저 입금하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정식 딜러라면 선입금 없이도 거래가 가능하므로, 이런 요구를 받았다면 즉시 거래를 중단하는 것이 현명하다.
3. 방문 전에 계약 조건을 꼼꼼히 확인하라
허위 매물을 피하려면 차량을 직접 보러 가기 전에 계약 조건을 확실하게 정해야 한다. 광고에 나온 가격이 실제 판매 가격인지 확인하고, 차량의 옵션과 상태도 구체적으로 문의해야 한다. 일부 딜러들은 광고에는 ‘완전 무사고’라고 적어 놓고, 막상 방문하면 “경미한 사고가 있었다”거나 “광고에 나온 차량은 기본 옵션이라 실제로는 다른 차량을 봐야 한다”는 식으로 말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방문 전에 차량의 세부 사항을 전화나 문자로 주고받고, 가능하면 녹음해 두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차량을 직접 확인했을 때 시승이 가능한지도 확인해야 한다. 정상적인 딜러라면 시승을 허락하지만, 허위 매물을 올린 판매자는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시승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계약을 서두르는 판매자도 조심해야 한다. “오늘 안에 계약해야 할인받을 수 있다”거나 “다른 사람이 예약하려 한다”는 식으로 압박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허위 매물을 강매하기 위한 전형적인 수법이다. 중고차는 신중하게 살펴보고 결정해야 하는 물건이므로, 절대로 서두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4. 믿을 수 있는 거래 방식을 선택하라
허위 매물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다. ‘엔카’, ‘KB차차차’ 같은 검증된 중고차 거래 사이트는 허위 매물 신고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만약 개인 간 거래를 해야 한다면, 차량의 사고 이력과 정비 내역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카히스토리’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면 차량의 사고 및 보험 처리 이력을 조회할 수 있다. 또한, 차량을 직접 확인할 때는 정비소에서 점검을 받거나, 전문가와 동행하는 것이 좋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모든 조건을 문서로 명확하게 남기고, 인수 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 차량을 구매한 후에는 즉시 차량 등록을 마치고, 명의 이전이 확실하게 완료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중고차 거래는 신중하게 진행해야 하는 과정이다.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혹하지 말고, 철저한 확인 절차를 거친다면 허위 매물에 속아 피해를 입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무엇보다 ‘너무 싼 가격에는 이유가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항상 의심하고 검증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다.